WWE RAW Reunion 특집 본 후기 – 위기일 때 나오는 추억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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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나이를 먹었다고 자각할 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추억에 빠져들 때이다.

분명 어린 시절에는 현재 자체가 즐거웠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추억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어떤 한가지 요소에 필이 꽂혀서 유튜브를 뒤지고 블로그를 뒤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추억팔이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추억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추억팔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한다. 그 추억팔이는 침체된 기업을 살리기도 한다.

세계 최대의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에서도 추억팔이가 등장한다. 
특히 레슬매니아. 명예의 전당이라든가 세그먼트를 통해 레전드 레슬러들을 소환한다.

그리고 한국시각  7월 23일.. WWE는 엄청난 추억팔이를 시도하게 된다. 그것도 TV 쇼인 RAW에서!
그게 바로 WWE RAW Reunion이다.

– WWE 판 동창회. 그들만의 축제

위에 있는 포스터만 봐도 고이고 썩은 내가 진동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보게된다. 

자기가 정말 레슬링을 좋아했던 시절의 최고 슈퍼스타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처음 등장한 레전드는 존 시나와 리키시였다. 그런데 리키시의 경우 본인의 테마인 You Look Fly 2 Day가 아닌 스카티 2 하티의 Turn it Up을 등장곡으로 썼다.

투 쿨과 사이가 안좋다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이런 결정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더들리 보이즈는 안타깝게도 디본 더들리만 출전했다. 리키시와 디본 더들리는 둘다 태그팀 사이드에 서있었는데… 테이블 위로 3D를 못본 것과 리키시의 댄스 타임을 못본게 너무나도 아쉽다.

지미 하트와 헐크 호건, 부커 T, 케이틀린, 토리 윌슨, 산티노 마렐라가 등장했다.

간만에 보는 코브라. 코브라는 정말 엔터테인먼트의 끝을 보여주는 장치였다.


간만에 부기맨이 나왔고 해설진에 크리스찬이 등장했으며 릴리안 가르시아가 나와서 더 바이킹 레이더스를 소개했다.

노래 못하는 기믹이었던 질리언 홀, 이제는 스맥다운의 수장이 된에릭 비숍, 이브 토레스, 알리샤 폭스, 론 시몬스가 등장했다.

알리샤 폭스가 WWE 일원이 아닌걸 이제야 알았다.

제럴드 브리스코와 켈리 켈리, 캔디스 미셸, 멜리나, 앨런드라 블레이즈(메두사)가 등장했다.

켈리 켈리는 첫 24/7 여성 챔피언이 되었고 캔디스 미셸은 늘씬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육덕지고 섹시한 모습을 보여줬다.

엘런드라 블레이즈의 등장은 의외였는데 몸관리를 정말 잘하신 듯 하다.

해설진에 참여한 코치맨, R-트루스로부터 24/7 챔피언을 뺏으려다 실패한 더 허리케인, 깜짝 등장한 랍 밴 댐, 커트 앵글, 서전 슬로터가 나왔다.

엘런드라 블레이즈는 WCW로 건너간 메두사 시절.. WWF 위민스 챔피언을 쓰레기통에 버린 적이 있었다. 이를 다시 리메이크하려했으나 테드 디비아시가 24/7 챔피언 벨트를 사며 새로운 챔피언이 된다.

멤피스의 왕 제리 롤러도 출연했다.

놀라운 것은 이 장면이었는데.. D-제네레이션 X와 디 아웃사이더즈가 같이 나올 줄은 몰랐다.
헐크 호건이 같이 껴서 nWo로 나왔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크 헨리와 믹 폴리, 릭 플레어, 헐크 호건이 등장한다.

마크 헨리는 흰색 수염을 보이며 많은 나이를 먹었음을 보여줬다.. 어쩜 이렇게 훅간건지..

릭 플레어는 여전하고 헐크 호건은 검은 턱수염을 밀어서 예전 전성기시절 수염을 보여줬다.
인종 차별자지만 아직도 북미 프로레슬링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마지막은 역시나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이 장식했다.

세월에는 장사 없는지 살이 좀 빠진 느낌이었고 세그먼트도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박력하나는 여전했다. 

프로레슬링의 판도를 바꾸고 엔터테인먼트가 가미된 현대 프로레슬링의 포문을 헐크 호건이 열었다면 이를 발전시키고 임팩트를 준 것은 스티브 오스틴이다. 별 이야기 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팬들은 감동했고 환호했으며 레전드들이 맥주 파티를 벌이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었다.

많은 레전드들이 나와서 좋았고 관중 그리고 TV 앞에 모인 팬들 모두가 만족했던 이벤트..
하지만 뜯어보면 딱히 별다를 것 없는 쇼였다.

– WWE는 왜 갑자기 추억팔이를 할까?

그런데 왜 갑작스레 WWE는 이런 추억팔이를 하게 된걸까?

레슬매니아에서도 몇 안나오는 레전드들을 이렇게 많이 쏟아부었다는 것은 WWE 자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뇌피셜이지만 WWE가 현재 처한 상황을 보면 이해가 간다.
WWE 내부적으로 보면 그간 감떨어진 빈스 맥맨의 영향으로 스토리는 산에가고 감정선은 바다에 갔으며 로만 레인즈 하나를 살리기 위해서 로만 레인즈를 제외한 다른 레슬러들의 위상은 무덤으로 기어갔다.

그리고나서 로만 레인즈가 백혈병이 걸리며 그간 쌓아왔던 공들인 탑이 와르르 무너져버렸고 존 시나같은 얼굴마담이 사라진 WWE는 애매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이후 세스 롤린스, 브록 레스너, 코피 킹스턴 등으로 어떻게 꾸려가보려고 하는데.. 브록 레스너는 유니버설 챔프 보관소 같은 느낌이 되어버린데다가 세스 롤린스는 브록 레스너의 벨트를 보관하는 보관함 느낌이 되어버렸다. 거기에 코피 킹스턴은 레슬매니아에서 코피매니아의 인상을 주기는 했으나 대니얼 브라이언만큼의 포스를 주지 못한채 멈춰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셰인 맥맨을 갑자기 베스트 인 더 월드 어쩌느니 강력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나머지 레슬러들의 이미지를 다시금 짓밟는 상황이다.

요약하면 WWE의 모든 레슬러들의 위상이 떨어졌다. 메인 이벤터는 브록 레스너 뿐 나머지들은 그냥 하이 미드카더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이 모든 것은 WWE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펼쳐진 익스트림 룰스 2019는 디 언더테이커까지 소환해서 티켓 팔이를 해보려했으나.. 누가봐도 결과가 뻔해보이는 매치업을 꾸리는 등 매치업 카드, 내용 모두 실망감을 안겨주며 관중 몰이에 실패했다. 약 12,000명.. 이게 과연 스페셜 이벤트에 나올법한 숫자인가?
언더테이커가 나왔는데도 그 정도다.. 그 언더테이커가 나왔는데!!

외부적으로는 AEW의 창설로 인해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딘 앰브로스는 AEW로 이적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으며 아직 WWE에 비빌만한 위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팬들의 시선을 분산시킬만한 정도로는 되는지라… 팬들은 굳이 WWE 한길만 팔 이유는 없게 되었다.

그래서 WWE는 실패율 0%의 추억팔이를 시전했다. 그것도 레슬매니아 급으로!

– 마무리하며

뇌피셜을 써보자.가뜩이나 가끔씩 행해졌던 동창회였지만..AEW가 계속해서 커진다면 WWE는 연례행사로 동창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이슈몰이를 위해서 은퇴한 선수들의 스페셜 매치도 끼워넣기하는 방식을 고수하게 될 것 같다. 언더테이커가 그렇게 하고 있고 골드버그가 진행 중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무너져가는 경기력을 보며 실망을 할 테이고.. 점점 잦아지는 추억팔이에 등돌리는 팬들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실력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WWE. 게다가 NXT에도 메인 선수들을 내보낼 것이라는 루머도 있다. 점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보이는 느낌이어서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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